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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나의 첫 번째 프로파일링

 오늘은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있었던 일을 자서전 형식으로 포스팅 해보았습니다.


 

 하루는 도서관에 있는 유명한 범죄 심리학자이자 정의의 적들의 저자인 표창원의 저서에서 우연히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일명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접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처벌을 받아야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잡지 못하고 공소시효 때문에 만약 잡는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당시 나에게는 이해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사건이 만들어지고 모두가 포기하는 순간 사건은 영원히 미궁으로 빠진다.” 라는 말이 뇌리를 스쳤다. 나라도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이 사건이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신문 만들기 모둠활동이 있었다. 선생님은 원하는 친구들과 꼭 하고 싶은 주제를 골라서 조사하고 신문으로 만들라고 하셨다. 나는 잊혀만 가는 미제사건들을 주제로 삼았다. 그 말에 바로 나와 친하던 친구 두 명이 같이 하자고 하였다. 너무 시간이 오래 지나서 잊혀가고 해결의지가 사라져가는 미제사건들을 재조명하고 싶었다. 우리는 외국사례로 미제사건인 조디악 킬러와 당시 국내에서 최악의 미제사건이며 안타까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루게 되었다. 두 아이는 조디악과 그 암호를 조사하고 분석하는데 힘을 쓰고 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개하고 분석하기로 했다. 나는 원래도 그 사건을 잘 알고 있었지만 도서관에서 그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2권의 책을 읽고 프로파일링과 범죄 심리를 다루는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유사한 수법에 범죄자들을 찾아보고 그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리고 대망의 발표시간이 되었다. 두 아이는 멋들어지게 발표를 끝냈다. 분명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시작으로 나는 그 사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눈살을 찌푸리거나 범인을 끔찍하게 여기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해본 그 범인에 대한프로파일링을 설명했다. 범인은 첫 번째 범죄를 저지를 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일 것입니다. 범행을 보면 아직 무모하고 계획적이지 않습니다. 그 전에 살인 전과는 없을 것입니다. 범인은 즉 1987년부터 1990년대까지 10대 후반에서 30살 정도 였을겁니다. 범인은 처음에는 할머니 등 약한사람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일종의 연습을 해 본거죠. 범인은 처음에는 증거를 남겼지만 갈수록 계획적으로 변했습니다. 범죄가 진화한 것을 보면 아마 범인은 가면 갈수록 자신의 집과 먼 곳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겁니다. 즉 처음 두 범죄가 벌어졌던 화성시 태안읍에 거주합니다.” 아이들은 그럼 경찰이 못 잡았겠냐? 등 비아냥거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일정한 직업은 없을 가능성이 높으며 직업이 있다면 사무직이 아닌 공장 등에서 일할 것입니다.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면 부모님 정도이나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정신병은 없지만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있습니다.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하지요. 또 어릴 때 누군가의 지나친 통제를 받는 등 어린 시절도 좋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연쇄살인자의 특징이죠.” 발표가 끝나고 아이들은 대부분 어리둥절했다. 아마 이런 분석방법이나 이런 사건이 존재했다는 것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훗날 2019년 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이춘재가 잡혔다는 사실을 듣고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신문으로 확인해보고 30년이 넘도록 수사망을 피하던 범인이 잡힌 것을 보며 결국 정의는 실현된다는 것을 느꼈다.

 이춘재는 처음 범죄를 저지를 당시 23세였다. 20대 초반이 맞았다. 또 화성시 태안읍의 거주했다. 또 레미콘 등 공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사이코패스였으며 정신질환은 없었다. 내가 했던 분석들도 전부다 들어맞았다.

 그렇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도도 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고 나의 꿈에 대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