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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살고 배운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남자는 도둑질을 하게 되었고 교도소에 들락날락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누구도 바로잡아 주거나 조언해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시인을 꿈꿨다. 언젠가는 자신에 능력을 인정받아 시를 쓰며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시간이 지난 1988년 그는 또 절도를 저지르다가 체포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사회보호법이라는 법이 생겨 그는 17년 형을 받는다. 같은 시기에 전두환에 동생인 전경환은 국가의 돈을 6000억 이상 탈세하고 7년 형을 받았고 그마저도 3년형으로 감형되었다. 지강헌은 마치 영화에나 나오듯이 그 감옥을 집단 탈출했다. 얼마 후 한 아파트에서 경찰과의 대치를 하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서 대치 중홀리데이라는 노래를 틀고 자살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그가 남긴 말이다. 이 말은 사회정의가 혼란스러울 때 아직도 많이 회자되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신창원은 도둑질을 하다가 동료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살인죄로 엄청난 벌을 받는다. 같은 년도의 벌어진 이태원 살인사건에서는 군대 군속의 아들 둘 중 한명이 피해자를 칼로 찔렀지만 누군지 알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며 수사가 종결됐다. 그들의 죄를 합리화 할 수 없다. 그들은 분명한 죄를 저질렀고 분명히 범죄자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사례 등을 보면 사회에서 돈과 권력에 의해서 너무 과도한 정의가, 너무 빈약한 정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진짜 좋은 사회는 멋지게 범인을 체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 뿐만이 아니다. 돈과 권력의 상관없이 죄로만 처벌할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비난에 대상이거나 놀란에 대상의 옷을 따라입는 블레임 룩 현상까지 일으켰던 신창원
국가의 돈을 6000억이나 탈세하고도 3년을 선고받은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